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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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이미지에 은닉된 인간 삶

hahaemi님| 조회 229 | 2017.09.25



일반적으로 꽃을 소재로 한 그림은
소재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경향이다

즉 밝고 화사한 색채이미지로 꽃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것이다

꽃은 가감할 것 없이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그러기에 시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하는 소재로서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는 꽃을 소재로 한 그림에 대한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꽃의 아름다움에 현혹되는 시선을 잠시 거두면 
꽃으로부터 비롯되는 또 다른 의미를 탐색하게 된다

그의 작업은 바로 여기로부터 발단한다

하혜미의 수채화는 대다수가 꽃을 소재로 한다

그 꽃은 대체로 화분에서 자라는 관상용 이다
자연속의 꽃이나 화병속의 꽃이 아니라
화분에서 키워지는 꽃들이다

하지만 정물화 형식과는 다른 구성이다

즉 화분 그 자체에만 시선을 집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화분이 놓여 있는 주변상황까지를 아우른다

그러기에 정작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화분의 크기가 
화면에서 차지하는 공간이 아주 적은 경우도 있다

다시 말해 화분 자체의 형태미 보다는 
주변과의 관계성을 중시하는 것이다

물론 초기에는 자연속의 꽃을 즐겨 그리기도 했다
하지만 자연 상태의 꽃은 작가가 담고자하는 내용을

표현할 수 있는 여지가 적다는 사실을 자각하고는
화분을 선호하게 됐다

화분의 형태라던가 놓여있는 상황을 통해
작가는 그 자신의 내면을 반영하게 된다




작품에 따라서는 화분이 의인화되기도 한다

즉 두개의 화분이 맞닿아 있는 모양에서는 마치 
두 사람이 어깨를 기대고 있는 모습을 연상케 된다

이렇듯이 그는 
화분이 놓여 있는 상황이나 모양새 등에 따라
그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를 부여한다

실제로 <人生-밀애> <人生-기다림>
<人生-같은시간 다른기억> <人生-설레임>
등의 명제에서 알수 있듯이 

단순히 눈에 보이는 
시각적인 이미지에만 국한하지 않는 
내용을 중시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화분이 존재하는 상황이나 시간 
그리고 그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게 되었다



그의 작품 명제 <人生> 은 다름 아닌
화분의 꽃과 인간 삶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것을 의미한다

화분을 통해 인간의 삶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결코 억지스러운 대입이 아니다

최근 시작한 일련의 연작인 겨울 화원에 있는 화분을 성에가 낀 창을 통해 바라보는 형식의 작품은 의미내용을 한층 심화시키고 있다 창문에 낀 성에가 햇빛을 받아 녹아내리는 창 안쪽 화분에 핀 꽃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와 같은 소재의 작품은 그 발상이나 구성 그리고 내용에서 이전의 작품형식보다 복잡하다
다시 말해 유리창과 그 안쪽의 공간이 오버랩하는 이중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형식은 작업 자체도 쉽지 않다

묘사하기가 까다로운 성에 및 물기에 젖은 유리창이라는 설정 자체가 기교적인 표현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도 완성도 높은 묘사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킨다 마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듯이 성에가 녹아 흘러 내리면서 드러나는 유리창 안쪽에 있는 화분의 꽃이 모양을 슬며시 드러내는 형국이다 성에가 녹아내림으로써 존재를 드러내는 화분의 꽃은 그 형체가 선명하지 않다 유리창에 흘러내리는 물기로 인해 얼룩과 같은 이미지로 보이는 것이다 성에와 유리창을 적시며 흐르는 물과 물방울은 우리들 삶의 단면을 은유한다 눈물과 슬픔,애수,아픔,혹은 그리움과 같은 감정과 연루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일상적으로 느끼는 희로애락의 감정을 작품에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단지 눈에 보이는 사실만을 옮겨놓은 것이 아니라 인생의 삶의 애환이 그림 속에 함께 녹아드는데 의미를 둔다 성에가 녹아 흘러내리는 유리창은 현실이고 그 안쪽에 자리한 꽃은 이상일 수도 있다 현실과 이상, 슬픔과 희망이 교차하는 이중구조의 내용임을 알 수 있다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아름다운 그림도 나름 의미가 있으나 그림이 우리들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예술이란 그것이 어떤 장르든지 간에 감정의 고양과 더불어 내적 성찰의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기에 그렇다 그의 그림은 꽃이라는 소재를 미화시키지 않는다 꽃을 소재로 하면서도 그 형태미보다는 내용을 담는데 더 적극적인 까닭이다 그러기에 그의 그림은 감상자로 하여금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 즉 메시지를 읽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작가의 그림을 보면서 흡사 인생의 단면을 보는 듯 싶은 기분을 느끼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눈에 보이는 사실 그 이면에 존재하는 작가의 메시지와 교감하는 것이야 말로 정녕 그가 기대하는 것인지 모른다 2012 미술과 비평 가을호 - 신항섭 미술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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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이미지에 은닉된 인간 삶 사진 2017.09.25